이미 약속이나 한 듯 짝을 맞춘뒤 행적을 감추는 상황 또한 게 눈감추듯 한다. 그 먹자골목에 즐비한 수많은 음식점중 유독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곳이 있다.

바로 ‘어심회전초밥전문점’이다. 정면에서 상호를 확인하려고 다가서는 짧은 순간에도 출입문은 쉴세 없이 열리고 닫고를 반복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어심회전초밥전문점'의 회전판은 열심히 돌아가고 김철봉 사장 또한 회전판에 올려진 접시간의 간격을 용납치 않으려고 능수능란한 손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 반복된 일상에 범인들은 인생의 지루함을 토로하지만 김철봉 사장은 그 한자리에서만 12번째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바쁜가운데서도 나홀로 손님들에게 말동무가 되주는 서비스도 한결같은 채 말이다.

손님이 얼추 빠져나간 뒤 김철봉 사장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성공창업인으로서의 사례가 아니라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을 얘기하고 싶다”는 그의 스토리를 담아보았다.

“저도 젊은시절엔 남부럽지않은 기업체에서 근무를 했었죠. 연차가 올라가면서 사회를 알게되었고 점차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도 깨닫게되었습니다”

김사장의 우직한 성격탓인지 주변에서는 그를 노조위원장의 위치에까지 올려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노조를 곱게 보지 않는 당시의 사회풍토에 김사장은 결국 명퇴의 허울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이후 그는 일찍이 일식집을 운영했던 아내의 일에 합류할 수 있었슴에도 만들어진 인생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하에 남대문에서 의류 노점상을 시작했다.

‘어심회전초밥전문점’을 오픈하기 전까지 사회의 냉정함과 자신의 끈기를 좀 더시험하기 위해 그는 노점업으로 1년여의 세월을 보냈다.

마침내 1993년 노점상을 통해 번 돈과 여기저기서 끌어 모은 돈을 가지고 서초동 소재 현 위치에 ‘어심회전초밥집’을 오픈했다.

“오픈한지 얼마 안됐는데도 손님 수가 생각보다 많이 늘어났습니다. 제 업소를 찾아주시는 분들 대부분은 직장인들이지요. 외관상으로 봐도 고급스러운 초밥집은 아니었지만 신선한 초밥맛에 후한 점수를 주신 것 같아요”

김철봉 사장은 초밥의 생명은 신선도라며 매일 수산시장에서 직접 고른 횟감을 고객이 보는 앞에서 시연하며 서비스한다.

“그날 사온 횟감은 그날 소비됩니다. 싱싱한 회는 하루만 지나도 맛이 급격이 떨어지니까요" '어심회전초밥전문점’ 에서 만큼은 횟감이 활어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조차 없다. 김철봉 사장이 파는 것은 초밥위에 양심도 얹저져 있기 때문이다.

김철봉 사장 또한 수익을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에게 있어 12년은 시간만 흘러갔을뿐 그의 신앙심과 고객을 위한 배려 역시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어심회전초밥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초밥의 가격조차 예전 가격 그대로 라는 점에서 또 한번 감탄사가 나온다.

고객중 단골만 90%라는 답변을 애써 확인해야 할 이유가 없슴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