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화로의 용도는 참 다양했다. 난방의 역할외에도 다림질을 위해 인두를 달구거나 온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찌개를 끊여 먹거나 밤을 굽는데도 쓰였다.

이처럼 옛 정취와 향수가 물씬나는 화로가 요즘에 와서는 현대인들의 식생활 문화에 없어서는 안될 용도로 업그레이드 돼 쓰이고 있다.

화로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인끝에 사업으로 접목시킨 신림동 ‘화로집’ 양동석 사장(34). 화로 주변에 둘러앉아 맛나게 음식을 먹는 고객들 보는 재미에 힘든줄 모른다.

양동석 사장의 ‘화로집’에서 내노라 하는 메뉴는 뻘겋게 달군 숯불위에서 구워지는 돼지갈비와 삼겹살. 행여 그저 그런 ‘화로구이’ 전문점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화로집’을 찾는다면 큰 오산이다.

‘화로집’의 고기맛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만큼 차별화가 분명하다. 참숯에 빠르게 빨려가는 기름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과일소스에 버무려진 고기맛에 두 번의 신바람 경험을 하게 된다.

‘화로집’은 신림동 고기골목 초입에 위치해 고깃집을 찾는 모든 고객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지난 4월 인수하면서 인근 업소와 전혀다른 모던한 실내공간으로 꾸며진 덕에 ‘화로집’을 지나치는 고객의 수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화로집’을 찾는 손님들은  수지 맞는 장사일까 싶을 정도로 듬뿍 제공 되는 부가서비스에 또 한번 감동에 빠지게 된다.   

‘화로집’ 양동석 사장은 아직 젊은 나이지만 겸손한 사업주로 통하고 있다. 고객의 불만이 나올 수 없을 만큼 고객을 최고로 모시는 이유 때문이다. 손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그의 레이다는 멈추지 않으며 신호음이 울리기도전 재빨리 달려가 고객의 불편을 해소해준다. 때로 지나친 겸손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양사장을 한번이라도 접했던 고객은 맛과 친절한 서비스를 받기위에 ‘화로집’의 화로 주변에 다시 모인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보쌈족발집에서 8년간 일을 했습니다. 주방일도 보고 관리일도 보며서 실전을 많이 쌓았지요”

‘화로집’이 오픈한 시기는 지난 4월. 양동석 사장은 한창 직장생활에 여념이 없을 나이지만 일찌감치 창업전선에 뛰어 들었다.

“누구나 사회생활의 목적은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어떤 방법을 취하느냐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죠”

양동석 사장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직장생활 보다는 장사를 택했고 나홀로 서기를 위해 8년간의 준비시간을 투자했다.

양사장의 부모님이 경영하는 보쌈족발집은 신림동 상권중 최고의 위치인 순대타운내에 위치해 있다. 어찌보면 자신의 노력보다는 부모님의 덕으로 만들어진 자리였지만 양동석 사장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젊은 나이에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일 시간조차 없이 8년간 가게일 외에는 눈을 돌려본 적이 없다. 심지어 지금의 아내와도 맘편이 데이트를 한 기억도 없다고 할 정도다.

30대로 접어들자 양동석 사장은 자신의 사업체를 갖고 싶어 했다. 부모님 곁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싶어 지난해 초부터 신림역 인근을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신림역쯤이야 눈 감고도 골목골목을 다닐 만큼 지리적 감각이 뛰어난 그지만 사업이니 만큼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했다.

“전반적으로 신림역 상권은 서울내에서도 유명하지만 모든 상가가 다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업종에 따라 장단이 확연히 드러나는 지역이라 신중할 수 밖에 없었지요”

마침내 평소 눈여겨 본 상가를 중심으로 상권분석을 마친 양사장은 지난 4월 신림동 갈비골목 초입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사업자 명의로 간판을 내걸었다.

양동석 사장은 창업자금으로 점포비용, 인테리어, 집기비용등을 포함해 약 3억원을 들였다. 적지않지만 8년간 모은 돈과 부족한 부분은 추후 갚는다는 조건으로 아버지께 빌렸다.

‘화로집’은 신림동 갈비골목에 위치한 업소중에서도 내부가 깔끔한 점포로 알려져있다. 양사장은 점포를 계약한 후 예전의 틀을 모두 뒤집었다. 출입문, 바닥, 천장, 주방할것없이 모던한 분위기로 수를 놓았다. 새 단장에 40일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고깃집이란 조금 허름해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낡은 의식을 양사장은 스스로 버렸다.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요즘 고객들은 맛도 중요히 여기지만 집처럼 아늑한 공간을 원하시니 말입니다”

‘화로집’의 산뜻한 내부 분위에서인지 가족단위의 고객도 많이 몰려온다. 연말이라 ‘송년회’를 위한 예약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부모님밑에서 고생도 했지만 아름 아름 터득한 경험이 지금은 약이 되고 있습니다. 오픈후 매월 성장세를 그리고 있으니까요”

장사가 잘 돼 기분이 좋긴하지만 양사장에게도 내심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 늦은시간까지 일을 해야하니 가장으로서 체면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벽 3시에 귀가하고 아침 10시에 가게로 나오니 아내의 얼굴한번 제대로 어루만져 줄 시간이 없다.

“연애시절에도 그렇고 결혼해서도 아내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잡게되면 여느 누구처럼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