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잠실 아파트단지 재건축으로 고객들이 대거 이동하는 바람에 지금은 움츠러 있지만 입주가 시작되는 2008년 이후 상권이 도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 집에서 살게 되는 2만4400여가구 알짜배기 중산층 주민들의 씀씀이는 예전보다 풍성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하지만 현재 '단기 위축기'를 겪고 있는 상인들은 하나 같이 '죽을 맛'이라고 푸념한다.
신천역 상권은 한마디로 '유흥상권' 성향이 강하다.
같은 유흥상권인 영등포와 비교하면 연령대가 낮다.
따라서 30,40대 중심의 영등포 술 손님들이 2만원짜리 감자탕을 안주로 한다면 신천역은 1만원짜리 3가지 세트 안주에 만족한다.
신천역을 오가는 유동인구는 20대 일색이다.
소상공인지원센터가 2004년 유동인구 유입 지점인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측정한 결과 20대가 1407명으로 10대(398명)와 30대(455명)의 3배를 넘었다.
유흥 상권의 특성상 술집과 음식점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음식점 중에는 중저가 돼지고깃집이 단연 많고 술집은 저가 소주·호프방이 주축이다.
낮에는 직장인,밤에는 20대들을 겨냥한 업종들이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사업본부장은 "지금은 주머니가 얇은 남자나 여자 친구들끼리 오는 상권이지만 재건축 아파트 입주 이후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들르는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당 3만원 정도에 먹을 수 있는 킹크랩 전문점이나 객단가 1만5000원 안팎의 고급 레스토랑 등이 먹힐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흥상권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상권이 업그레이드되더라도 메인상권에서 소매업종이나 서비스업종이 발달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부 대상의 피부관리점 네일아트점 헤어숍 등이나 중·고생 대상의 학원가 역시 형성되기 힘든 것도 유흥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이 끝나는 2008년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갖고 시작하거나 그때까지 박리다매형 장사를 하다가 업종전환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돼지갈빗집 사장 이성철씨(39)는 "점심시간은 별 재미를 못보고 오후 6시부터 9시까지가 하루 중 가장 장사가 잘되는 시간이므로 식사 위주로 메뉴를 짜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충고했다.
그는 "주말의 경우 야구장이나 롯데월드에 놀러왔던 사람들이 2차로 들르는 곳이 신천역 상권이기 때문에 술을 곁들일 수 있는 고깃집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밥만 먹는 초밥집이나 캘리포니아 롤 식당 등은 고전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메인상권 도로변에서 주택가 골목 쪽으로 갈수록 손님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정된 상권에 음식점이 너무 집중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도로변 눈에 띄는 곳이 아니면 아예 손님 발길이 뚝 끊어진다.
소상공인지원센터 조사(2004년)에 따르면 1000여개 업소 중 음식점이 434개로 압도적이다.
그 다음이 노래방과 같은 서비스업소 132개,판매업소 104개로 나타난다.
상권정보 제공 업체인 타스테크의 박대영 수석컨설턴트는 "이 상권은 공급과잉기를 지나 대형화와 특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주점 노래방 모텔 미용실 등은 대형화로 승부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건축아파트 입주 이후에는 도로변의 안경점 의류점 액세서리점 등이 번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 컨설턴트는 이어 "주점 위주 상권이라 맛으로 승부하는 음식점이 드문 만큼 맛깔스런 메뉴를 갖춘 퓨전 레스토랑 등은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흥상권도 2008년부터는 일대 변신의 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현재의 유흥오락 기능 일색에서 영화관 등 문화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점포개발담당 이창수 과장은 "2008년부터는 노후 건물 리뉴얼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저가 주점들이 세계 맥주전문점이나 칵테일 바 등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