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군조정은 강남 집값의 主해법이 아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강남권 집값을 안정시키는 복안으로 학군조정방안을 꾀하고 있다. 주내용은 현재 11개인 서울시내 학군을 통합, 절반 수준인 5~7개로 광역화하거나 공동학군화 하는 것으로, 그렇게 하면 교육특구로 자리매김한 강남권의 교육프리미엄이 사라지며 집값을 상당부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공급대책이 병행되지 않는, 단순한 학군조정논리로만은 현재의 집값문제 해결이 요원한 공염불에 불과하다. 교육프리미엄이 강남주택 수요유발 요인이기는 하나, 그 핵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능과 논술 외에도 내신비중이 높아지면서 90년대에 비해 학군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기까지 하다.

지금의 강남 집값은 교육보단 공급의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 8.31대책과 소득으로 인한 양극화와 수급불균형 등, 구조적인 문제란 근본적인 산을 넘지 못하고선 해결될 수 없는 뿌리깊은 나무와 같다.

▶ 강남집값 급등문제는 8.31대책의 부작용, 재건축 기대심리, 소득의 양극화가 主원인
판교분양, 금리, 경기회복속도 등, 갖가지 요인이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됐긴 했지만, 8.31후속입법이 원안대로 통과되면서 정부규제로 인해 유망지역과 외곽지역, 호재로 무장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비인기지역간의 가격격차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대형평형과 소형평형간, 신규아파트와 노후아파트간의 양극화까지 병행되면서 주택시장의 희비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고 1~2년 사이 조금씩 지속된 양상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8.31대책이후 6개월간 이러한 현상이 더 심화됐다고 봐야한다. 좋은 주택 하나만 소유하려는 경향은 강해지면서 열악한 입지조건의 주택은 매물이 적체되고 이들 지역의 가격하락은 계속되는 등, 강북이나 수도권 외곽지역 소형아파트가 8․31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강남, 목동, 분당, 용인권의 인기지역 중대형 평형은 희소가치나 지역적 호재로 인해 가격이 오히려 오르는, 그래서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지는 문제가 발생된 것이다. 이는 8.31대책의 부작용이다.

전체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폭등세도 문제다. 이미 재건축 시장은 용적률&층고제한 강화, 후분양제(투기과열지구내), 소형평형의무비율(과밀억제권역), 조합원분양권 전매제한, 개발이익환수제나 기반시설부담금제, 입주권 주택수 산정(양도소득세), 개발부담금제 도입 등, 재건축시장을 겨냥한 갖가지 중첩규제들로 시장 안정틀은 마련된 상태지만, 공급위축을 기대하는 기대심리가 팽배해져 있기 때문에 정책약발이 좀처럼 듣지 않고 있다.

이밖에 소득의 양극화도 한몫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남과는 차별되고 보다 좋은 곳의 주택을 마련해 안착하려는 수요자들로 인기지역의 가격상승은 더욱더 부채질되고 있다.

▶ 강남 집값의 해법은?
그렇다면, 이러한 부작용의 그 해결책은 뭘까? 강남 재건축 시장을 뛰어넘을만한 유망지역의 택지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이 제일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남아있는 향후 정책과제 중 첫째는, 시장원리에 따라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중대형 고급 주택의 수요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는 없는 만큼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고급주택수요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이들이 갈만한 위치에 30~40만세대의 대량 신도시를 개발해 새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이 절실하다. 그리고 소형평형이나 임대아파트사업은 복지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자면 일반 시장에서 소형 주택정책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평형 배분 등은 시장의 움직임에 맡겨두는 것도 가격 왜곡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두 번째는 주택의 원활한 거래를 위한 거래세 인하책이다. 보유세는 강화하되 유망지역의 원활한 매물출하를 위해선 거래세를 인하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들만으로도 실수요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며, 장기간 부동산 가격은 진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의 빠른 기대효과나 단기간에 걸친 실적주의가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는데, 멀리 내다보는 눈으로 집값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강남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매일경제 함영진팀장, (주)내집마련정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