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보다는 빈 틈을 찾는 노력 - 상가 투자분석(리모델링/매입신축) 실전 사례 편

테헤란로 모 은행 PB센터에서 처음 고객을 뵌 것은 지난 6월 초순이었다. 정중한 예의를 갖추었고, 첫 만남이었지만 舊面에 가까울 정도의 친숙함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간단한 상견례를 하고서 주섬주섬 본격적으로 풀어 놓는 고객의 보따리는 상당한 재력가 (부동산 부분만 추측컨데) 였고 실제 대치동,역삼동,삼성동,서초동 등 부동산 부문만 공시지가 상으로 약 200억대가 넘는 자산가임에도 “겨우겨우 생활” 정도 하고 있다는 겸손까지 갖추었다.

필자를 만나게 된 핵심 내용은 자신의 전체 부동산 (6개 빌딩)에 대한 소위 컨설팅 의뢰였는데 이른바 ‘보유 부동산 최유효 활용방안 컨설팅’인 것이다. 서면 및 구두 보고 날짜를 정하고 본격적인 용역 작업에 착수하였다.

1. Back to the Bagic
인터넷의 발달은 우리 생활 곳곳에 실핏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활용여부에 따라 하루시간을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 72시간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서 살아가는 효과를 가져온다. 공간적 범위도 무제한이다. 특히, 부동산 부문에서도 각종 기본정보(토지이용계획 확인원,등기부등본,공시지가,토지대장,건축물대장등)의 활용은 물론이고, 주변의 개발계획 등의 재료까지도 유리알처럼 공개된다. 문제는 분석능력이다. Fact를 통한 정확한 분석은 일정부분의 이론과 경험이 수반되면 많은 부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사회공학이 추구하는 미래상이다. 부동산도 기본적으로는 이 Fact에 충실해야 된다. 특히, 수익용 부동산은 “수익추구”라는 분명의 과제가 존재가치이므로 Fact 하나하나는 곧 돈인 것이다.

2. Know-how 보다는 Know-Where
사회의 발달 정도에 따라 전문화의 속도는 비례한다고 본다. 業에 따라 다르겠지만 핵심기능 이외에는 아웃소싱이 대세다. 문제는 아웃소싱의 대상,역량 등을 검증하는 것은 핵심역량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 Know-how를 다 갖추기엔 너무 늦고 지식들도 만만치 않기에 필요할 때 얼마나 빨리,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부동산에서의 핵심은 Know-Where의 대상들 즉, 리모델링, 인테리어, 금융, 중개, 컨설팅, 세무,자산관리 등의 전문화된 기업과 사람을 Network화 시키는 것이다. 다년간의 업력으로 기본 컨셉들을 잡고, 현장을 방문, 개별 부동산의 자산 극대화 방안에 맞게끔 스스로의 Network을 가동하였다. 이 때부터 제조업체로 치면 Line이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곧 번듯하고 불량없는 작품을 기대하며..

3. 모든 것은 숫자로 표현되어야

고스톱도 과학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과학이란 단어는 일상이 되었다. 과학의 구체적 행태는 숫자로 표현되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은 숫자화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개별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같은 아파트라도 향에 따라, 층에 따라 다른 이유도 스스로가 느끼는 주관성, 개별성들이 다르고 그것의 구체적 모습은 시장가격이라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컨설팅 부분에서의 숫자화는 사실 어려운 면이 있다. 예를들면, 리모델링 후 예상 임대료를 추측하는데 지금이 임대료 수준을 보고서 향후 6개월, 1년후의 임대료를 추측하는데는 현재 수익 발생되는 임대료 , 매물수준의 임대료,주변의 임대료 수준, 매매가격, 감정가격 등 각종 Data들이 필요한데, 이 데이터들을 수집하는 것 조차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업의 폐쇄성은 여기서 극에 달한다.

의뢰고객의 부동산 6건 중에서 구체적 검토 대상에 들어온 것은 3가지 였는데, 한 군데는 주변 토지 매입하여 신축 검토하는 것이었고, 두 군데는 리모델링 검토였다. 비용(토지매입비/건축비/기타비용) 대비 효과(임대료,자산가치증가)가 똑 떨어지게 숫자로 표현되어야 하는데 실전에서는 주로 투자분석기법인 NPV(순 현재가치), IRR(내부수익률)이란 두 지표로 표시된다. 순 현재가치란 미래에 발생될 수익을 일정 할인율로 현재가치화 시켜 투입비용 대비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를 판단하는 것이기에 투자자가 이 지표를 보면 결론이 나오기에 실전에서는 매우 유용한 지표다.

4. 대박 보다는 빈 틈을 찾는 노력
용역 수행 1개월 정도 지나 報告 날짜가 잡혔고 실제 보고를 드리는 순간인데 유료컨설팅이다 보니 보고하는 시점은 상당히 긴장된다. 보고서로 약 50page 분량이고 2시간 넘게 보고 드린 후, 고객의 반응은 긍정적으로 검토하자는 결론이었고 3개월 일정으로 뉴질랜드로 출국하였다. 이로써 1개월 가까이 진행된 컨설팅 용역은 마무리를 지어졌다. 귀국 후 후속진행은 기다림 중이다.

많은 수익용 부동산을 둘러 싼 환경 속에는 빈 틈들이 있다. 건폐율, 용적율 허용범위 에서부터 시작해서, 리모델링, 수선, 증/개축, 흔히 M/D라고 하는 빌딩 및 상가의 컨셉구성, 임차인들의 성향에 따른 대응등 모든 것이 수익으로 혹은 손실로 반영되는 틈들이다.

허황된 대박을 꿈꾸기 보다는 주변의 조그마한 빈 틈을 메우고 채워 자산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것도 필자가 요즘 부쩍 느끼는 단상들이다.

<매일경제 유니에셋어드바이저스 김현수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