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충정로역 3번 출구 부근에 위치한 <비진도해물뚝배기>에 들어서면 고객들의 북적거리는 소리 다음으로 들리는 것이 바닷가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다.
해물요리 전문점이라고는 하나 이게 뭔가 하는 생각에 의아해진다. 김종천 대표의 고향은 거제도 옆에 있는 섬 비진도다. 매장의 파도소리는 집 앞 바닷가에서 직접 녹음해 온 것으로 큰 빌딩에 둘러싸인 오피스가에서 일하는 직장인 고객들을 위한 김 대표의 작은 배려다.
◇ 비진도의 바다내음 그대로
2007년 문을 연 <비진도해물뚝배기>는 수산무역 일을 하던 김 대표가 혼자서 운영할 목적으로 29.75m2(9평) 남짓한 작은 공간을 빌려 만든 가족적인 분위기의 해물요리전문점.
섬에서 자라고 수산물과 관련된 일만 줄곧 해왔기 때문에 해산물에 있어서는 어느 전문가 못지 않다.
음식점 입구 왼편에는 ‘갯마을 가족공동체’라는 작은 푯말이 붙어 있는데 지방 작은 어촌에서 생산되는 지역특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처로서 제 역할을 하고자 하는 김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는 문구다.
그때그때 나오는 제철 해산물을 바로 공급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장과 어촌 양쪽에 이로운 일석이조의 시스템인 셈이다.
◇ 고객 부르는 해물 ‘한가득’ 뚝배기
인터넷 검색창에 <비진도해물뚝배기>를 검색하면 매장에 관해 포스팅 된 수많은 블로그 기사를 볼 수 있다.
운영한지 채 2년도 안된 <비진도해물뚝배기>를 유명 맛집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바로 ‘해물뚝배기(6000원)’. 홍합, 바지락, 모시조개, 가리비, 새우, 낙지 한 마리, 꽃게 등 수족관에서 바로 꺼낸 싱싱한 해산물로 끓여낸 해물뚝배기는 도저히 6000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푸짐함을 자랑한다.
영업 시작은 11시반부터지만 11시부터 와서 기다리는 손님들 때문에 2시가 되기도 전에 해물이 다 떨어진다고. 일반음식점에서는 보기 드물게 점심시간 이후 브레이크타임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매장이 좁아서 많은 재료의 보관이 힘들뿐더러 해산물의 특성상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오전에 한번, 브레이크 타임을 이용해 저녁 장을 본다.
다시마, 멸치, 버섯, 황태, 건새우 등을 우려낸 육수에 끓이는데 해산물의 신선한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은 최소로 하고 있다. 해물뚝배기에 참전복 한 마리를 넣은 전복뚝배기(7000원), 3마리를 넣은 전복 A+(1만원)도 인기다.
저렴한 가격의 푸짐한 양으로 고객마음을 사로잡은 해물뚝배기는 김 대표 나름의 전략에 의한 마케팅 메뉴다.
싱싱하고 시원한 해물 맛에 반한 고객들은 저녁까지 이어지는데 저녁에는 전복, 낙지, 멍게, 개불 등을 활용한 술안주 중심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작년 겨울부터는 ‘수족관 통째로 40만원’이라고 해서 미리 예약한 고객에 한해 가격만큼의 해산물을 세팅, 고객이 원하는 대로 조리해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한 달에 평균 두건 이상의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 명확한 타깃 마케팅 적중
<비진도해물뚝배기>는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이다. 싸이월드 본사, 국민권익위원회, 농협중앙회, 투어비스, 120 다산콜센터, 경찰청, 한국경제신문사, 서울상수도사업부, CJ 등 이름만 들으면 쉽게 알 수 있는 대기업들이 포진해있다.
매장이 작기 때문에 이중 한 기업만 단골고객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방문한 고객들의 명함을 받아 회사별로 명함을 분류하고 명함과 고객얼굴을 매치해서 방문 횟수를 체크, 부장·과장급 이상의 중간 간부를 집중 공략하여 5년근 전복 한 마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러한 서비스로 인해 80% 이상이 재방문, 김 대표가 타깃으로 한 대부분의 대기업 중간 간부급들이 이곳의 단골고객이 되어 점심, 저녁 꾸준한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입사원으로 타깃을 변경하여 이들이 방문하면 ‘올드보이 낙지(5000원)’라는 산낙지 메뉴를 무료로 제공, 새로운 단골고객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 훈훈한 문구로 여성감성 사로잡아
<비진도해물뚝배기>에 가면 매장 곳곳에 손 글씨로 쓰인 재미있는 문구들을 볼 수 있다. 해산물의 원산지와 오늘의 시세를 비롯해 들어오는 해산물에 따라 바뀌는 저녁 안주 메뉴들이 곳곳에 붙여져 있다.
자주 오는 대기업들의 브랜드네임을 적은 푯말을 만들어 창틀에 세워두기도 했다. 또한 ‘금지어’라는 포스트잇 옆에는 김 대표가 정한 금지어들이 나열되어 있으며 고객 서비스용 담배도 매장 벽 여기저기에 붙어있다.
비교적 큰 몸집의 김 대표가 직접 만들고 꾸민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 매장 앞 유리창 앞에는 아기자기한 화분들이 조화를 이루며 화단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 모두 김 대표가 직접 꾸민 것.
이처럼 아기자기한 소품과 훈훈한 문구들은 매장을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는데 실제로 매장 앞 화단 설치 이후에 매출이 5%정도 올랐다는 것이 김 대표의 말이다.
<비진도해물뚝배기>는 주5일 영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주말에는 매장 구석구석과 수족관 청소를 비롯해 소품을 만들고 문구를 작성하는 등 김 대표 나름의 시간을 매장에서 보내고 있다고.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가끔씩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데 이를 알리는 문구로 ‘토요일은 비정상 영업’을 매장 벽에 붙여놓기도 했다.
Point 저녁고객 유도를 위한 특색 있는 콘셉트의 점심메뉴
If...... 저녁메뉴를 정리해 놓은 별도의 메뉴판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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